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고 있는 21세기는 데이터가 난무하는 시대이다. 내가 궁금한 것, 먹고 싶은 것, 관심 있는 분야부터 진로와 가족 관계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거의 모든 정보가 클릭 몇 번이면 눈 앞에 펼쳐지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정보는 단순히 아는 것을 넘어, 한 개인과 기업의 실체를 규명하는 가장 강력한 척도가 되었다.
나는 수년 전 포털 인물 검색에 나의 정보를 공식적으로 등재했다. 처음 등록을 결심했을 때는 망설임이 컸다. 나의 내밀한 신상 정보가 제3자에게 가감없이 공개되는 것이 보안이나 사생활 측면에서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이었다. 그러나 사업을 운영하고 활발한 사회 활동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뼈아픈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현대 사회에서 ‘정보가 없다’는 것은 곧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불신으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지점이 있다. 나의 이러한 행보가 단순히 타인의 시선을 즐기는 ‘셀럽 놀이’나 유명해지고 싶다는 개인적인 노출 욕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불특정 다수에게 나를 전시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몹시 피로하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를 등재한 이유는, 공적인 영역에서 활동하는 창업가로서 타인에게 ‘신뢰의 근거’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자신의 이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 검증’이자 사회적 책임이다. 나는 내가 누구이며, 어떤 길을 걸어왔고,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공식적인 데이터로 증명함으로써 비즈니스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나의 신상을 등재하는 행위는 화려한 조명을 받기 위함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안심하고 협력할 수 있는 ‘신용의 지도’를 건네는 과정이었던 셈이다.
처음 하는 과정이다 보니 키나 혈액형처럼 현재의 전문성과는 거리가 있는 과한 정보까지 입력하기도 했지만, 그 사소한 수치들조차 이제는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는 공식적인 데이터 조각이 되었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신속하게 통보되었고, 검색창에 내 이름이 등재된 것을 보며 나는 묘한 무게감을 느꼈다.
이제 세상에 어떤 비밀도 없다. 과거의 비밀이 은밀한 사생활이었다면, 오늘날의 비밀은 공개되지 않아 발생하는 ‘사회적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투명하게 나를 드러내고 그 데이터에 책임을 지는 태도, 그것이야 말로 데이터의 바다를 항해하는 현대인이 갖춰야 할 진정한 전문성의 시작이다.